대항해시대 시리즈는 게임이라는 틀을 벗어나 내 인생에서 큰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대항해시대 외전과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나를 제일 설레게 했었는데, 또 한 번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하는 소식이 있다.
드디어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이번 작품은 KOEI, 라인 게임즈, 모티프 3사의 합작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모티프의 대표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는 언급을 한 적도 있는 만큼 기대가 된다)
이렇게 흥분되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대항해시대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자 포스팅해 보겠다.
'대항해시대 외전'
작은 모니터 속, 끝없이 펼쳐진 바다
(출시:1997 개발사:KOEI 장르:RPG,시뮬레이션)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컴퓨터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져 중학생이 된 시절에는 대부분 가정마다 컴퓨터를 1대씩 보유하고 있었다.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PC패키지 게임, 온라인 게임 할 것 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게임 CD을 주로 구매했던 곳은 동네 문구점이었는데, 용돈을 받으면 곧바로 달려갈 만큼 게임에 푹 빠져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문구점에서 파는 게임 CD는 주얼판이라 불리는 제품이었다. 주얼판은 기존에 발매된 CD게임을 구성품 없이 새로 저렴하게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통사의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불법 제품도 뒤섞여 있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여름방학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와 그동안 내가 모은 게임 CD를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서 자기가 들고 있는 게임과 교환해서 하자고 말했다.
그렇게 대항해시대 외전을 손에 넣었다.
KOEI의 로고가 보였다. 이미 같은 회사의 게임인 영걸전 시리즈와 삼국지 시리즈를 먼저 해봤던 터라 반가운 글씨였다.
(지금도 대단한 회사이지만, 8090년대 KOEI는 정말 대단했다)
참고로 대항해시대 외전은 2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고, 3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외전에서는 2편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을 직접적으로 플레이할 수는 없지만, 게임 내에서 만나는 것은 가능했다.
하여튼, 그렇게 지금 보면 말도 안 되게 불편한 시스템과 함께 나의 여름방학 항해는 시작되었다.
초라한 배를 이끌고 바다 위를 항해할 때는 실제로 시원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바다색을 푸르게 표현했을 뿐인데 그 자체로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었나 보다.
항해는 쉽지 않았다. 장시간 항해를 하다 보면 선원들이 굶어 죽거나, 각종 병에 걸리거나 또는 선박에 무리를 주는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해서 상황에 맞는 아이템을 든든하게 챙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대비를 한들 먼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는 것은 어려워서 항해 도중, 다른 마을에 꼭 들러서 필요한 아이템을 보충해야 마음이 편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퀘스트를 진행해야 메인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식이었지만 나는 틀에 상관없이 이곳 저것 누비며 플레이했다. 생각해 보면 당시 유행했던 게임들 보다 자유도가 상당히 높았다.
그렇게 시간을 갈아 넣어 플레이하다 보니, 퀘스트도 자연스레 클리어하고 허접한 배도 큰 함선으로 멋지게 변했고 주인공이 장착한 아이템도 어느새 성능 좋은 장비로 바꿔져 있었다.
게임 속 시간을 기준으로 늦은 밤에만 출입 가능한 '비밀 가게'도 있었는데, 그곳에선 평소에 구경조차 못하는 희귀한 아이템을 판매했는데 그중에는 '청룡언월도'도 있었다.
이 정도면 유럽에서 중국까지 갈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는가?
항해를 통해 새롭게 개척한 지역은 항해지도에서 검은 안개가 걷히고 밝게 표시가 된다.
얼마나 더 게임을 했을까..?
어느새 항해지도에는 검은안개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항해를 끝내고 2, 3, 4편을 해봤지만, 외전만큼의 재미를 내게 주지 못했다. 특히 3편은 재미는커녕 도중하차할 만큼 실망스러웠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온라인 게임의 최전성기 시절이 도래했다. 시대에 맞춰 KOEI도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출시하게 되면서 나는 또 한 번 바다에 푹 빠졌다.
분명 누군가는 나보다 더 게임에 대한 기억이 세세하게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대항해시대 외전에서 내가 느꼈던 벅찬 감정만큼은 누구보다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대항해시대를 즐겼던 사람들은 다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그만큼 이 게임이 사람들에게 준 재미가 엄청났으니까.
이런 추억을 간직한 게임이기에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더욱 기대가 된다. 외전-온라인-오리진으로 내 추억이 또 한 번 살아나서 연장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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